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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새처럼...

NIKON CORPORATION | NIKON D200 | 2006-11-03 15:50:23
Aperture Priority | Spot | Auto WB | 1/1500s | F2.8 | +1.67 EV | ISO-100 | 70.00mm | 35mm equiv 105mm | Not Fired


Stravinski, Firebird Suite Violin Concert(9'14'')

어느날 저녁 임진각부근을 산책중이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습니다.
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그야말로 형언할 수가 없었습니다.
순간 기러기 한무리가 그 하늘 속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.
아무말도 못하고 멍하니....
순간 내 가슴속 깊은 곳에 숨어있던 악마들이 모두 뛰쳐나와 향연을 벌리려 했을지도.
불새처럼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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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: 불새처럼...


사진가: 백화등 * http://nplusu.net

등록일: 2006-11-25 00:01
조회수: 3254


DSC8589.jpg (111.7 KB)
백화등
저 석양 / 남진우


1
저녁
내 몸은 푸른 허기로 가득 찬다
바람의 비린내가 맡아지고
손가락 뼈마디에 와 걸리는 녹슨 석양빛이 만져지는 때
오래된 마당 구석 낡은 우물이 들어와 마을 한 켠을 차지한다

내 안에 기숙하던 아픔이 이리도 많아
오늘 이 저녁 만나는 모든 것들이
어두운 입을 벌리고 내 갈 길을 묻는다

2
한때 내 속에 살던 노래는
어디론가 다 사라져버리고
나는 텅 빈 우물로 고요하다
푸른 물이 그립다고 간혹 되뇌어보지만
이제 누가 내 속에
제 얼굴을 비춰볼 것인가

춥고 어두운 내 몸속에
간혹 길 잃은 짐승이 빠져 한 줌 뼈로 변한다
내가 길들일 수 없는 길들이
저 먼 세상 어디론가 소리 없이 풀려나고
길의 끝
마른 번개 한줄기 달려가다 멈추는 곳

푸른 허기에 감싸인 채
나는 우물을 굽어본다
지팡이가 돌계단을 치는 소리 들리다 그치고
조금씩 물이 차오르기 시작한다

3
아주 멀리서
다가오는 빛
날개 달린 짐승들이 일제히 깃을 터는
저녁의 우물 깊숙이
내려오는 빛
손에 받아
고개 숙이고 마셔보는 한 모금의 빛
아무 맛도 없이
내 몸을 푸르게 물들였다 사라지는
2006-11-25
00:02:01
소사인
후아, 정말 대단 대단합니다!!!!!!
2006-12-01
20:04:1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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